TO. 깻잎

 




이 녀석의 이름은 '깻잎'
별수국이라는 명칭이 있는 듯 한데 그게 중요할까?

5월 8일
그는 쓰레기와 먼지가 뒹구는 방구석에 왔다.
조용하게 피어있는 게 하루 일과인 초생(풀초살아있을생)
파란의 시작도 마찬가지로 소리없이 다가왔다.

수국은 햇빛과 물을 수시로 필요로 하는 예민한 아이.
그러나 방 주인은 식물을 가구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화초 문외한.
이 둘의 궁합이 잘 맞을리 없었다.

어디선가 전해들은 사주로 '살아있는 것'을 키울 수 없는 팔자라
살아있는 꽃이 아니라 모조 꽃을 두는 편이 나을 성격이라더니 그것이 딱 맞았는지
방 주인이 깻잎의 존재를 떠올렸을 즘 초생은 이미 끝난 뒤였다.

나름 햇빛을 보여주고 싶어 창가에도 데려가고
물도 잘 주기 위해 물이 잘 빠져나가는 전용 화분 받침대까지 샀건만
깻잎의 운명을 되돌릴 순 없었는지 철철 화분 밑으로 모든 노력이 흘러 내려가 버렸다.
푸른 잎은 갈색으로 변색된 채 그렇게 갔다.
(꽃이 아니다. 푸른 저건 잎 부분이다.)

이파리가 한 입에 삼킬 크기였던 깻잎아.
안녕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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