온갖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전부 빼고 대중적인 보편적 학원물, 스릴러, 드라마, 로맨스를 하라는 얘기 들었을 때 솔직히 속으로 울컥했다.
내가 그림 그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시 당했다는 생각 때문이었음.
(아니란 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은 어쩔 수 없는 듯)
그런 스트레스에 완전히 이 쪽에 대한 의욕이 꺾여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철철 넘쳤던 여름이었다.
웬만한 게 아니면 그만둔다는 생각이 이정도까지 끓어 오르지는 않는데 스스로도 참 의외였음.
그덕에 알게 됐는데 일단 난 내 취향의 그림을 잔뜩 그리고 싶은 게 먼저인 것 같다.
그게 아니면 그림을 굳이 왜 그릴까하는 생각이 도출되어 버리기 때문에...
일단 내 취향인 파란머리 미소녀가 잔뜩 나오는 장르부터가 서브컬쳐 감성 아니면 절대 소화가 안되어서 어쩔 수 없기도 하고. (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임.)
나름 진지하게 장르 고민을 해봤는데
그 쪽으로 도가 튼 사람들이 기민하게 뽑아내는 아이디어,
현실생활에서 있을 법한 공감포인트를 잘 캐치하는 예리함,
아니면 국밥을 잘 말아줄 수 있는 클리셰 활용 능력이 없는 이상
내가 어쭙잖은 답습을 시도하는 건 황새따라 가랑이 찢어지는 격인 것 같아서
또 한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이란 어느정도 틀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
이왕 이렇게 된 거 주장르는 판타지로 밀고 가자는 결론을 냈다.
내가 그릴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캐릭터는 어떤 느낌일까를 디자인한 OC였는데
대충 스토리가 붙고 붙게 되어 버렸음.
아마 도전한다면 조금 더 웹툰에 대한 감을 잡고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.
그 전에 4컷만화로라도 간단하게 그릴 수는 있겠지만.